[실박스사연] 겨울의 끝에서 만난 호두

반려동물 정보
2022년 1월 14일
처음 호두를 만난 날은 유난히 조용한 오후였어요. 아이들이 많은 공간이었는데, 호두는 저를 보자마자 정신없이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죠. 얼굴을 핥고, 품으로 파고들고, 마치 오래전부터 저를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요. 그 순간 저는 이상하게도 ‘내가 선택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 한도 초과의 귀여움에 완전히 취해버려서,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죠. 마치 처음부터 우리는 운명처럼 정해져 있었던 것 같았거든요.
함께 살기로 마음먹으면서 저 혼자 조용히 약속했어요. 완벽한 보호자는 아니어도, 쉽게 포기하지는 말자고요. 호두가 겁이 많아도, 실수해도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죠. 호두가 저를 믿어주는 만큼, 저도 더 좋은 반려인이 되기 위해 천천히 배우고, 참고, 조금 느리게 가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쌓인 시간들 중에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겨울이 있어요. 추운 계절에 호두와 단둘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던 때예요. 바람은 생각보다 차가웠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았죠. 이동도 쉽지 않았고, 크고 작은 시행착오들이 이어졌어요. 그런데도 마음만큼은 이상하게 따뜻했어요. 낯선 풍경 속에서 호두와 나란히 걷고, 서로를 더 살피고, 더 자주 안심시키면서 그 시간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거든요.
돌아보면 크고 화려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황당하면서도 귀엽기도하고 가끔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날도 있었지만, 그 모든 장면 속에는 늘 호두가 함께 있었어요. 연말이 되어 천천히 떠올려보니, 호두와 함께한 하루하루는 어느새 추억을 넘어서 제 삶이 되어 있었네요. 처음에 데려와서 내 인생에 너무 큰 변화다 싶었는데 이제는 호두없는 제 인생은 상상도 못하겠어요. 귀여운 호두모습을 목걸이로 매일 지니고지내면 정말 행복할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