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박스사연] 너는 내 운명, 다음생애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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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자마자 친정아빠가 4기 암판정을 받으셔서 꽤나 적지않은 세월을 아빠 암 병투병하는데에 몰두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제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는채 오로지 아빠의 병마를 어떻게하면 물리칠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더 오랜시간 고통없이 함께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매일을 고민하고 공부면서 앞만보고 달렸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저의 불편함과 고통에 대해서는 참 무던했었습니다.
갑자기 닥친 눈 앞의 고통이 더 컸었고 그 문제들을 제가 나서서 해결해야했었기 때문에요.
그렇게 6년이라는 시간동안 친정집에 거의 머물며
끈임없는 노력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버텼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아빠는 정말 기적적으로 현재에도 저희곁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담당 교수님께서도 지금 함께하는 시간 모두가 기적이라고 하세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좋은 소식을 드디어 들었는데,
그래서 이제는 나도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겠다
이제는 한시름 덜고내 삶도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 사이 제 몸은 제 마음만큼 잘 버텨주질 못한것 같아요.
뒤늦게 통증과 불편함이 생각나 갔었던 병원들에서
몸 상태가 아주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새 아이를 갖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너무너무 큰 충격과 상실감에 매일을 눈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한것 뿐인데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야 하는 건지 하늘이 원망스러웠어요.
나쁜 생각들에 사로잡혀서 온전한 정신이 아닌채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강아지 한마리를 데려왔더라구요.
제가 혼자있게되는 순간마다 큰일이날까 너무 두려웠다면서 강아지를 함께 키워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설이와 처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첫눈내리는 날 제 품으로 와주었던
정말 작고 아주 마른 강아지 한마리..
그렇게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아직도 저는 때때로 슬프고 때때로 힘이듭니다.
제가 슬프고 힘들때, 나쁜 생각이 들때 설이가 제 옆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제 얼굴을 올려다보며 저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가만히 기다려줍니다.
그 조그마한 몸으로 온힘을 다해 저를 위로하려 할때마다 그 모습에 감동과 안쓰러움이 얼룩져서..
다음생애에는 강아지말고 꼭 엄마딸로 태어나라고,
그래서 설이가 힘들거나 슬플때 그리고 아플때 꼭 이야기해달라고 그리고 아주 오랜시간 엄마곁에서 같이 함께 행복하자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저를 살리러 온 이 작은 강아지가 부디 아프지않고
평생을 제 옆에서 큰사랑 듬뿍 받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설이야 앞으로도 엄마아빠가 너에게 더 넓은 세상 보여주도록 노력 많이 할게,
아프지않고 행복하기만 해줘
엄마아빠를 구해줘서 너무 고마워,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