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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유산균 이전 "알레르기"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면서 잠시 "장 장벽(gut barrier)"이라는 것을 언급한 바 있었습니다. 장 장벽은 장으로 유입된 유해물질이나 이물질, 소화가 덜 된 성분 등이 혈류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장 점막 항체생성을 지원하며 병원성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문제로 장 장벽에 결함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걸러지지 못한 성분이 혈류로 유입되는 경우 전신 염증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장누수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발생하는 원인은 항생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PPI 제산제 등의 사용, 부패한 음식의 섭취나 스트레스, 알레르기 반응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누수증후군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피모 문제
- 외이염 등의 증가
- 구토, 설사, 묽은 변 등 위장관계 질환의 증가
- 심한 귀취, 변 냄새
- 식이역반응
- 알레르기, 아토피
- 식욕 감소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렇게 손상된 장 장벽의 기능을 개선하고 강화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건사료만을 장기 급여한 경우 장내 미생물 총합이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건사료만 급여하는 경우에는 유산균 급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각 균주들은 조금씩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별도로 다시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유산균 선택에 있어 다음 몇가지 사항 정도는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1. 투입균수를 확인하자
일부에서는 "보장균수가 중요하다"라고 합니다만 보장균수는 유효기간 내 생존하는 균수를 의미할 뿐 실제로 장에 도달하는 균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유산균은 특성상 온도나 습도, 산도에 민감한 개체이기에(물론 사카로미세스와 같은 효모계열이나 특수 처리된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충분한 양이 투입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나 강아지의 경우 위액의 산도가 사람보다 높기에 더욱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사람 위산은 pH2~3 정도인데 반해 강아지들은 pH1~2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주의사항 한 가지 - 업체에서 꼼수로 한 박스 전체의 균주수를 명기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있는데(일례로 "1000억 유산균"이라고 광고하면서 실제 포장단위로 나누어보면 30억 남짓밖에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 믿을만한 균주사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가?
사실 유산균주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들은 생각보다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제약사에서 유산균주를 만들고 있고요. 하지만 가급적이면 널리 알려진 크리스챤한센이나 듀폰-다니스코, 랄망-로셀, 사코 등과 같이 신뢰할만한 균주사의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유산균의 스트레인을 명확히 명기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 이들 회사들의 균주들은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되고 논문도 매우 많이 출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신뢰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 스트레인이란?
쉽게 말해서 유산균의 명칭을 의미합니다. 유산균은 매우 다양한 균들을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예컨데
Lactobacillus(균속) - Rhamnosus(균종) - LGG(strain 명)
strain 명까지 조회해야 해당 균주가 어느 회사에서 만들어진 균주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컨데 Lactobacillus Rhamnosus로만 명기하는 경우 매우 많은 회사에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만, LGG의 경우는 크리스챤한센의 등록상표입니다.
3. 개체들마다 맞는 제품이 다를 수 있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만 잘 맞는 유산균을 시행착오로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3주 정도는 꾸준히 복용해 보아야 적합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에 규칙적으로 복용시키면서 변화여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자연 유산균이 풍부한 식품을 공급하는 것도 좋다.
그릭 요거트나 발효 야채와 같은 경우 매우 풍부한 자연 유산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꽤 좋은 유산균 공급원이니 아이들과 나눠 먹는 것도 괜챦습니다. (다만, 일부 제품들은 강아지가 먹으면 안되는 원료가 들어있을 수도 있으니 체크를 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