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박스 사연]「그날, 하루가 내 하루가 됐다」
반려동물 정보
하루를 처음 만났던 날,
저는 아직 제 마음조차 믿지 못하고 있었어요.
설렘보다 걱정이 앞섰고,
이 작은 생명을 정말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날은
선택을 하러 간 날이라기보다
그냥 마주해보러 간 날이라고 생각했어요.
괜히 마음이 앞서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이미 모든 결정은 끝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아니라, 하루가 먼저 저를 골랐으니까요.
많은 강아지들 사이에서
하루는 유난히 조용했어요.
앞으로 나서지도 않았고,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지도 않았어요.
한쪽에 조용히 앉아서
세상을 조금 겁내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눈이 마주쳤을 때
하루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어요.
잠깐 멈췄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꼬리를 한 번 흔들었어요.
그 작은 움직임 하나가
“저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 순간부터
제 마음은 이미 하루 쪽으로 기울어 있었어요.
처음 안았을 때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놀랐고,
너무 따뜻해서 더 놀랐어요.
손안에서 느껴지던 체온과
빠르게 뛰던 심장 소리가
이 아이가 지금 얼마나 떨고 있는지를
말없이 알려주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숨조차 조심해서 쉬게 됐어요.
그때 마음속으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조용히 약속했어요.
이 아이가 다시는
혼자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요.
집으로 데려오는 길,
하루는 이동장 안에서
계속 저를 확인하듯 바라봤어요.
차가 흔들릴 때마다,
작은 소리가 날 때마다
고개를 들어 저를 찾았어요.
그래서 저는 계속 말을 걸어줬어요.
괜찮아요.
이제 정말 집이에요.
처음 집에 도착한 하루는
모든 게 낯설어서
한 발자국도 쉽게 움직이지 못했어요.
사료 앞에서도, 물 앞에서도
한참을 서 있었고,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츠렸어요.
지금의 하루를 떠올리면
그 모습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아요.
제가 바닥에 앉아
조용히 이름을 불렀을 때
하루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정말 조금씩 다가왔어요.
제 손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고,
잠시 멈췄다가
살짝 핥아줬어요.
그 짧은 순간 안에
“믿어도 될까요?”라는 마음이
전부 담겨 있었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
하루는 하루하루를 배워갔고,
저도 하루를 통해
사랑을 배워가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 발 옆에서만 잠들던 아이가
이제는 가장 편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아침마다 먼저 일어나
저를 깨우는 막둥이가 됐어요.
집 안을 뛰어다니고,
장난을 치고,
가끔은 사고도 치지만
밤이 되면 꼭 제 곁으로 와요.
힘든 날에는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먼저 알아보고
조용히 옆에 앉아 있어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도
그 존재 하나만으로
하루가 조금은 버틸 만해져요.
하루는 저에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는 선택이라는 걸 알려줬어요.
기다림도 사랑이고,
말이 없어도
마음은 충분히 전해질 수 있다는 것도요.
조심스럽게 꼬리를 흔들던 그 작은 강아지는
이제 제 하루의 중심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하루가 무서울 때는
제가 먼저 손을 내밀고,
하루가 기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싶어요.
하루는
제 반려견이고,
제 가족이고,
제가 매일 지켜주고 싶은 존재예요.
그날,
하루는 제 하루가 되었고
저는 지금도, 앞으로도
그 선택을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