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박스사연] 우리는 정말 운명이고 인연이었다.

반려동물 정보
2024년 11월 말, 처음 시작한 강아지 임보.
피한임보라는 명목으로 11살 추정의 미소라는 어여쁜 강아지를 임보하였고, 3개월의 시간동안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어리광도 부리고 사고도 치기 시작한 미소를 피한임보 기간이 끝나며 보호소로 복귀시켰다. 임보 당시 눈 치료 그리고 방광염 의심으로 병원을 가봤지만 문제없다란 답변을 받았고 보호소 복귀하면서 연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하고 눈은 정말 많이 호전되어 하루에 1번 안약만 넣으면 된다는 기쁜 소식과, 방광염이 맞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미 복귀 시키고나서 입양 전제로 임보 연장을 신청하였기에 데려오는 날만 기다렸는데...
미소와 떨어져 지낸 시간은 사람에겐 고작 3주였지만 미소에게는 힘든 시간이였나보다.
데려오기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보호소에서 새벽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버린 이쁜 우리 미소.
그렇게 미소를 데려오기로 한 날에 그냥 임보 연장 신청한거 다른 아이를 임보하겠다며 데려온 아이가 너였다.
미소보다는 컸지만 미소처럼 보호소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는걸 어려워 하기에 미소와 비슷한 아이로 데려오고 싶었고 그게 너였다.
보호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강아지들한테 공격 당해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는 너의 첫소식은 그 때는 알지 못했지만, 미소 임보 당시 담당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사진과 함께 받아보며 첫 마주했던 모습이였다. 그게 지금의 너였다.
그렇게 그 때부터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나보다.
미소와는 다르게 분리불안이 심해 집안을 박살내고 하울링하고 짖는 행동에 훈련을 하면서 나도 녹초가 되고 너도 녹초가 되고 3,4개월을 둘 다 어찌나 힘들게 지냈는지.
하지만 똑똑하게도 금방 습득하고 적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나 바라기인 너를 보면서, 임보가 끝나면 부디 좋은 가정으로 입양가길 바랐고 넓은 집에서 사랑받고 크길 바라는 마음이 커졌다.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경험해주고 싶었다. 캠핑도 데려가고 타지역 여행도 데려가고 유치원도 보내고 애카도 다니고.
겁 많은 너가 경험을 통해 겁 먹고 움츠리는 모습이 아닌 당당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경험시켜주고 싶었다.
임보기간 종료날이 다가오던 8월, 담당자에게 너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언제 복귀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 한지 며칠이 지났을까?
보호소에 들어온 신입 유기견 아이들에게 전염병이 있을 수 있어 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임보 연장 가능하면 부탁드린다는 연락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우리는 7개월이라는 임보 기간을 같이 보내면서
봄, 여름, 가을 세 계절을 같이 보냈다.
그러면서 점점 내 마음속에 너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나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보내고 나면 내가 적응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사랑을 줄 수 있을까. 보내기 두달 전부터 하루에도 여러번 고민하고 접고 고민하고 접고.
그렇게 보호소로 복귀시키고 매일을 카페를 들락거리며 소식을 접하고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또 묻고 또 물었다.
아마 수백번을 넘어 천번은 고민하고 내 자신에게 되물으면서
입양 결정을 하여 다시 데려온 너.
미소가 떠났을 때 누군가 나에게 위로로 이런 말을 해주었다.
"미소가 너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 사랑을 자기보다 힘들고 어려운 강아지에게 주라고 떠난거야"
미소 임보를 하면서 받았던 너의 사진과,
미소의 뒤를 이은 두번째 임보 강아지가 된 너.
아마 그 사진을 받은 그 순간부터 우리는 운명이였고 인연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이쁜 내새끼 바람아 누나랑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